“의외성이 비추는 물성의 조화 ”
사전 미팅에서 판재를 불빛에 비춰보던 모습이 인상깊었다. 그런데 이렇게 조명으로 탄생할 줄이야.
새로 접하는 소재이니만큼 평소엔 잘 써보지 않았던 방향으로 접근해보고 싶었다. 곡선의 부드러운 형태가 플라스틱에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그래서 열성형을 이용해 판재에 굴곡을 만들어내는 것을 작업의 중심에 뒀다. 처음엔 밴딩을 화려하게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이미 무늬가 화려한데 밴딩까지 과하면 공간에 두고 쓰기엔 너무 튈 것 같았다. 조명에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정도로만 조형했다.
재생플라스틱 판재가 원형의 형태로 조명 일부에 쓰였다. 어떻게 굴곡을 만들어낸 건가.
굴곡을 만들 때에 보통 철제는 롤러나 프레스 같은 대형 장비를 이용하고 목재의 경우, 증기로 찐 다음 성형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에 비해 플라스틱은 잘 휘니까 훨씬 간편하게 굴곡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쉽진 않더라. 공업용 열풍기를 사용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열을 고르게 주기가 어려웠다. 가마나 오븐처럼 동시에 열을 고르게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조금 더 쉽지 않을까.
다루기 까다로운 지점은 또 없었나.
판재를 받기 전에는 재단이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재단할 때 생겨나는 열 때문에 녹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재단은 문제 없었다. 판재도 쉽게 잘렸고 기계에도 무리가 없고. 오히려 접착 부분이 고민이었다. 두께가 얇은 판재는 피스를 박기도 어려운데, 표면에 유막 비슷한 것이 있어서 딱 맞는 접착제를 뭘 써야 할까 고민한 지점이 있었다.
평소 작업하는 가구 중 모듈 형식이 많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오랜 기간 현장에서 일하며 많은 자재들이 버려지는 것에 회의감을 느꼈다. 기왕이면 오래 쓸 수 있는 걸 만들고 싶었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형하며 쓸 수 있는 모듈 형식에 매력을 느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친환경적인 소재라든가 배출하는 쓰레기를 확 줄일 수 있는 선택지가 많이 없기도 했고. 그래서 최대한 안 버릴 수 있는 디자인과 작업 방식을 선택하다 보니 모듈 형식에 닿은 것 같다. 하지만 환경에 부담을 덜 주기 위함이 모듈 형식을 선택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처음에는 작업실 공간이 크지 않아서 여건에 맞추다 보니 모듈이 편했다. 모듈은 현장 가서 조립할 수 있으니까. 무엇보다 효율적이라는 점에서도 모듈 형식을 자주 적용하는 이유다.
평소에도 지속가능한 또는 재활용 소재에 대한 관심이 있었나.
개인적으로 새로운 소재를 써보는 데엔 늘 관심이 있다. 최근엔 기업이나 개인 프로젝트 미팅을 할 때면, 친환경이나 지속가능성이 많이 언급된다. 그래서 재활용 소재를 몇 가지 실험해본 경험이 있다. 그 당시에 접한 재생플라스틱은 평활도나 규격이 대량으로 쓰기에는 맞지 않아 후보에서 탈락했고, 결국 원단을 압축해서 만든 소재를 썼다. 그 과정에서 느낀 건 여전히 여건과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재활용 소재가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플라스틱도 종류가 다양해서 재생플라스틱 판재 역시 물성이 조금씩 다르다. 이번에 사용한 재생플라스틱 판재는 어떤가. 앞으로도 사용해볼 의향이 있나.
물론 있다. 대비가 강렬한 무늬의 판재도 좋지만 단색에 가까운 판재도 생산된다면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질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가 직접 다루기 보다는 이 소재에 대한 이해가 더 충분한 분과 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개인 프로젝트에서는 비용이나 여건 상 재료로 쓰기에 제한이 있겠지만, 기업 프로젝트에서는 충분히 이 소재에 대한 수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평소 원투차차차가 작업해온 결과물을 보면 브랜드의 톤앤매너를 구현하는 공간과 가구를 만드는 브랜드라고 느꼈다. 이번 제품에서는 소비자들이 어떤 이야기에 집중해주길 바라나.
생소할 수도 있는 소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여느 때처럼 부품을 최소화했다는 점과 재생플라스틱 판재에 곡선의 조형미를 구현해냈다는 점. 재생플라스틱과 철제라는 의외의 조합이 조명으로서 비추는 조화를 느껴주면 좋겠다.
원투차차차 @one_two_chachacha
금속과 목재를 주로 사용하여 용도에 맞는 가구를 디자인, 제작한다.
“의외성이 비추는 물성의 조화 ”
사전 미팅에서 판재를 불빛에 비춰보던 모습이 인상깊었다. 그런데 이렇게 조명으로 탄생할 줄이야.
새로 접하는 소재이니만큼 평소엔 잘 써보지 않았던 방향으로 접근해보고 싶었다. 곡선의 부드러운 형태가 플라스틱에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그래서 열성형을 이용해 판재에 굴곡을 만들어내는 것을 작업의 중심에 뒀다. 처음엔 밴딩을 화려하게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이미 무늬가 화려한데 밴딩까지 과하면 공간에 두고 쓰기엔 너무 튈 것 같았다. 조명에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정도로만 조형했다.
재생플라스틱 판재가 원형의 형태로 조명 일부에 쓰였다. 어떻게 굴곡을 만들어낸 건가.
굴곡을 만들 때에 보통 철제는 롤러나 프레스 같은 대형 장비를 이용하고 목재의 경우, 증기로 찐 다음 성형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에 비해 플라스틱은 잘 휘니까 훨씬 간편하게 굴곡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쉽진 않더라. 공업용 열풍기를 사용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열을 고르게 주기가 어려웠다. 가마나 오븐처럼 동시에 열을 고르게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조금 더 쉽지 않을까.
다루기 까다로운 지점은 또 없었나.
판재를 받기 전에는 재단이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재단할 때 생겨나는 열 때문에 녹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재단은 문제 없었다. 판재도 쉽게 잘렸고 기계에도 무리가 없고. 오히려 접착 부분이 고민이었다. 두께가 얇은 판재는 피스를 박기도 어려운데, 표면에 유막 비슷한 것이 있어서 딱 맞는 접착제를 뭘 써야 할까 고민한 지점이 있었다.
평소 작업하는 가구 중 모듈 형식이 많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오랜 기간 현장에서 일하며 많은 자재들이 버려지는 것에 회의감을 느꼈다. 기왕이면 오래 쓸 수 있는 걸 만들고 싶었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형하며 쓸 수 있는 모듈 형식에 매력을 느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친환경적인 소재라든가 배출하는 쓰레기를 확 줄일 수 있는 선택지가 많이 없기도 했고. 그래서 최대한 안 버릴 수 있는 디자인과 작업 방식을 선택하다 보니 모듈 형식에 닿은 것 같다. 하지만 환경에 부담을 덜 주기 위함이 모듈 형식을 선택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처음에는 작업실 공간이 크지 않아서 여건에 맞추다 보니 모듈이 편했다. 모듈은 현장 가서 조립할 수 있으니까. 무엇보다 효율적이라는 점에서도 모듈 형식을 자주 적용하는 이유다.
평소에도 지속가능한 또는 재활용 소재에 대한 관심이 있었나.
개인적으로 새로운 소재를 써보는 데엔 늘 관심이 있다. 최근엔 기업이나 개인 프로젝트 미팅을 할 때면, 친환경이나 지속가능성이 많이 언급된다. 그래서 재활용 소재를 몇 가지 실험해본 경험이 있다. 그 당시에 접한 재생플라스틱은 평활도나 규격이 대량으로 쓰기에는 맞지 않아 후보에서 탈락했고, 결국 원단을 압축해서 만든 소재를 썼다. 그 과정에서 느낀 건 여전히 여건과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재활용 소재가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플라스틱도 종류가 다양해서 재생플라스틱 판재 역시 물성이 조금씩 다르다. 이번에 사용한 재생플라스틱 판재는 어떤가. 앞으로도 사용해볼 의향이 있나.
물론 있다. 대비가 강렬한 무늬의 판재도 좋지만 단색에 가까운 판재도 생산된다면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질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가 직접 다루기 보다는 이 소재에 대한 이해가 더 충분한 분과 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개인 프로젝트에서는 비용이나 여건 상 재료로 쓰기에 제한이 있겠지만, 기업 프로젝트에서는 충분히 이 소재에 대한 수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평소 원투차차차가 작업해온 결과물을 보면 브랜드의 톤앤매너를 구현하는 공간과 가구를 만드는 브랜드라고 느꼈다. 이번 제품에서는 소비자들이 어떤 이야기에 집중해주길 바라나.
생소할 수도 있는 소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여느 때처럼 부품을 최소화했다는 점과 재생플라스틱 판재에 곡선의 조형미를 구현해냈다는 점. 재생플라스틱과 철제라는 의외의 조합이 조명으로서 비추는 조화를 느껴주면 좋겠다.
원투차차차 @one_two_chachacha
금속과 목재를 주로 사용하여 용도에 맞는 가구를 디자인, 제작한다.